사순 제5주일은 성주간을 앞두고 파스카의 의미가 한층 선명해지는 주일입니다. 2026년에는 3월 22일에 지냈으며,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매일미사에 따르면 전례의 중심에는 죽음에서 생명으로 이끄시는 하느님이라는 주제가 놓여 있습니다. 단순히 사순 시기의 다섯 번째 일요일이라는 의미보다 부활 신앙을 다시 확인하는 시기로 이해하면 좋습니다.
2026년 사순 제5주일의 독서는 무엇이었나
제1독서는 에제키엘서 37장 12절부터 14절로, 하느님께서 무덤을 열고 백성을 일으키시며 당신의 영을 넣어 살리시겠다고 약속하는 대목입니다. 제2독서는 로마서 8장 8절부터 11절로,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분의 영이 신자들 안에 머문다는 내용을 전합니다.
복음은 요한복음 11장 1절부터 45절, 곧 라자로를 다시 살리시는 이야기입니다. 짧은 형태의 복음을 선택해 봉독할 수도 있지만 핵심은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마르타에게 당신이 부활이요 생명이라고 밝히시고, 무덤에 있던 라자로를 불러내시는 장면입니다.
라자로 이야기가 사순 제5주일에 중요한 이유
사순 시기는 회개와 절제만을 강조하는 기간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 목적은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더 깊이 준비하는 데 있습니다. 라자로의 죽음과 되살아남은 사건은 곧 다가올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을 바라보게 합니다. 그래서 이날 전례는 죽음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하느님이 주시는 새 생명에 희망을 두도록 이끕니다.
마르타의 신앙고백도 함께 봐야 합니다
라자로의 무덤 장면만 기억하기 쉽지만, 복음 중간에 나오는 마르타의 고백도 중요합니다. 마르타는 예수님을 메시아이며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고백합니다. 사순 제5주일의 묵상은 기적 자체에만 머무르기보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라는 말씀 앞에서 자신이 무엇을 믿는지 돌아보는 데 초점을 둘 수 있습니다.
십자가와 성화를 가리는 관습은 의무인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매일미사는 사순 제5주일부터 성당의 십자가와 성화 상을 가리는 관습을 보존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이는 모든 성당에서 반드시 똑같이 시행해야 하는 절차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십자가는 성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을 마칠 때까지, 성화 상들은 파스카 성야를 시작할 때까지 가려 둘 수 있다는 전례 안내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예비 신자에게는 세례 준비의 의미도 있습니다
파스카 성야에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를 받을 예비 신자들이 있는 경우 사순 제5주일에 셋째 수련식을 거행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순 후반부가 교회 공동체 전체의 회개뿐 아니라 세례를 앞둔 이들의 직접적인 준비 기간이기도 하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미사에서 무엇을 묵상하면 좋을까
이날 말씀을 개인적으로 묵상한다면 세 가지 질문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내가 무덤처럼 닫아 두고 있는 두려움이나 죄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둘째,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살도록 부르시는 말씀에 어떻게 응답할지 생각합니다. 셋째, 마르타처럼 신앙을 말로 고백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삶에서 드러내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습니다.
사순 제5주일은 성주간으로 이어지는 문턱입니다
사순 제5주일의 전례는 ‘죽음이 끝이 아니다’라는 희망을 분명하게 제시합니다. 에제키엘의 예언, 바오로의 성령에 대한 가르침, 라자로의 복음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며 부활을 준비하게 합니다. 따라서 이날 미사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특정 관습이나 형식보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 생명으로 부르시는 말씀을 중심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